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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소개

KSD갤러리 신진작가전
최윤지 <도로ㅣ경계ㅣ석>

2019. 11. 5 (화) - 11. 28 (목)


#1 나는 오늘도 도시를 거닐어 어딘가 다다른다. 어디론가 향하는 도중의 거리에서는 현재의 완결성과 상반되는 맺어지지 않음, 그곳을 지나는 나의 순간이 만나 어떠한 인상들이 맺히곤 한다. 이 공간들을 이해하고 표현하는 방식들은 곧 나와 내가 있는 세계를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내가 지나는 모든 존재하는 공간들은 누군가가 계획하고 건축한 장소. 도시의 몇몇 지점들을 지나는 내게 떠오르는 생각들은 ‘나는 어떤 인상을 받았는가, 그곳은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구성되어있는가, 그 안의 나는 무엇을 보았고 어떻게 움직였는가’이다. 최초의 시선은 도로에 놓여진 부속물들-보도블럭으로 채워진 한 평의 공간, 한 그루가 서 있는 수목경계석 한 자리였다. 나와 다르지 않은 정도의 영역을 가지고 존재하는 것들로부터 특정 도로의 구조로, 도시의 한 면적으로 점차 범위를 넓혀왔다. 시선이 머무는 영역이 넓어질수록 보도블록의 틈새에 집중하던 생각은 도시 곳곳으로 그물망처럼 뻗어있는 도로와 그로써 분할되는 영역들로 이동했다. 도로의 구획은 보행자의 이동 패턴을 만들어낸다. 보행자는 도로의 좌우에서 보행하며 횡단보도를 통해서만 이쪽 블록에서 저쪽 블록으로 이동할 수 있다. 도로는 나의 통행 가능 구역을 제약하고 있지만 이는 도로법으로써 나의 안전 또한 보장하는 것이다. 수목보호틀은 나무뿌리의 성장을 규제하지만 그 만큼은 온전히 수목의 영역이 되는 것처럼. 도로 위의 모든 것이 명확하게 그 자리에 있고 그에는 제한과 보호가 공존하기에 도시는 내게 긍정 또는 부정으로의 판단을 유보하고 관찰자의 시점을 가지게 한다.
 
#2 이번 전시를 위해 특정한 장소들은 갤러리 근처 국회의사당 앞 도로, 여의도 공원, 그리고 당산역 사거리이다. 내게 국회의사당 앞으로 늘어선 대로는 건물들이 주인인 거리였다. 정갈한 도로와 일률적인 높이의 건물들, 그것들을 바라보고 선 국회의사당 앞은 각자의 정치적 목소리를 내기 위한 플랜카드들이 늘어서며 각자의 압력으로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듯한 곳이었다. 그곳에서 10여분을 걸어 만난 여의도 공원의 한편은 우리의 과거와 국가를 기리는 드넓은 터였다. 엄정한 거리와 기념적 장소에서 작업실로 돌아오는 길목은 익숙하고 일상적으로 변했다. 익히 아는 장소에서는 보다 도로교통의 작동과 경계가 보인다.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며 차들은 어떤 신호체계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교차하는지. 각 장소를 거닐며 기록하고 느꼈던 공간의 인상에 따라 생략할 것과 집중할 것을 나눈다. 건물에 초점을 둘 것인지, 구획을 강조할 것인지, 비행기를 생략할 것인지. 색이 사라진 풍경은 그 볼륨과 형태가 더욱 명확히 드러나고, 유일하게 본래의 색을 가지고 있는 도로경계석을 통해 분할된 땅을 강조한다. 이와 함께 생략했던 모든 것을 포함하여 실 장소를 도면화하는 것으로 도시설계자의 생각을 추측해본다. 이 도로는 무엇과 무엇을 연결하기 위함이었는지, 이 곳에서 분할된 대지가 어떻게 변화할지 예상했는지, 이 곳이 어떤 장소로써 의도되었는지. 이와 함께 세 장소에서 일괄적으로 생략되었던 식수들은 드로잉과 수분 보호틀의 형태로써 그 양면적 경계를 구축한다.
실 공간에서 체감하기 어려운 설계 단계로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한 도시의 건설과정에 따르는 그 절차적 복잡함과 요구되는 정확함에 아득해짐과 동시에 그 논리에 대한 물음을 강렬하게 만들었다. 우리의 삶이 언제나 흩뿌려져있는 도로와 도시는 무엇으로써 만들어지는가. 이를 나는 지금 ‘경계boundary’에서 찾고 있다.

- 최윤지 작가노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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